전체 거리 0.0km / 도보 약 00분 소요
서울처럼 강릉에도 남산이 있어 이 고장을 지켜주는 산으로 믿고 살았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에 등재된 단오를 기념하는 전수교육관과 공원, 그리고 남산 오성정과 공원, 길목에서 만나는 온천과 맛집들을 한 바퀴 돌아본다.
거리 00m / 도보 약 00분 소요
단오공원과 전수교육관, 인근의 남대천 창포다리로 이어지는 자연이 아름다운 마을로 인근에 맛집들도 많이 있으며 단오 무렵이 되면 길가 대부분 집이 식당으로 변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겨울이면 설중매, 봄이면 연산홍, 그리고 여름이면 이른 구절초와 금계국이 흐드러진다. 가을이면 딱 뉴욕의 가을처럼 플라타너스와 단풍나무가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아름답고도 처연하다. 청마의 시처럼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을 연상케 한다. 단오공원은 원래 산림청 도시산림공원이다. 강릉단오가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걸작에 등재될 무렵 이를 기념하여 공설운동장 부지가 주차장 형태로 남아있던 것을 2년여 공사를 거쳐 2007년 11월, 아름다운 도시 숲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이곳엔 마을자치위원회 또는 강릉시교육지원청 등 다양한 기관, 단체에서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너른 잔디밭과 분수가 아름다워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기에 봄부터 가을까지 가족 나들이로 사랑받는 공간. 역세권처럼 일명 공세권이다. 야생화 풀꽃과 함께 그곳에서 시 읽는 봄과 가을을 만나고 싶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단오. 강릉사람들만의 특별한 애정이 투영된 단오제 기억의 공간인 이 전수관은 새천년 프로젝트로 전통문화시범도시의 일환으로 2004년 강릉국제관광민속제를 개최하던 해에 탄생하였다. 교육관과 전시실, 공연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입구에 관노가면극의 양반과 소매각시 조형물이 반겨맞이하고 있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걸작으로 등재되면서 이를 기념하는 공간도 인근 공원에 조성되었다. 특히 전시동에는 모형과 영상 등을 통해 강릉단오제의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단오제의 기원과 함께 대관령 국사성황신인 범일국사 설화, 여성황이 된 정씨가 처녀 이야기, 그리고 단오 신주빚기와 영신행차, 단오굿 등 다양한 단오이야기가 요목조목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단오제 위원회, ,보존회, 전수교육실, 그리고 공연장까지 갖추고 있어 단오 상성공연 및 기획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중 계속된다. 강릉인들에게는 단오 유전자가 따로 흐른다는 말. 이곳에 들러 확인해보시길 빈다.
딱 현지인 맛집의 표본 같은 곳. 옹심이에 진심인 30년 이상의 공력이 깃든 맛 임에 분명하다. 새알 옹심이는 직접 갈아서 내려 만든 손맛이 쫄깃쫄깃한 식감을 더해주고, 칼국수도 직접 밀어서 만들어 주시기에 홍두깨 칼국수의 손맛이 느껴진다. 메밀손칼국수도 별미로 통한다. 특히 이곳의 ‘옹칼’은 정말 국물 맛이 끝내줘요! 자리를 옮겨 문을 열었기에 외관은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 않지만 오래된 노포의 깊은 맛이 진하기에 단골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점심시간이면 자리싸움이 치열할 정도다. 그래서 가끔은 아예 그릇을 들고 와 포장해 가는 현지인들도 있으니 웃음주의. 이웃에서 대충 슬리퍼 신은 채 냄비 들고 등장하는 현지인 있음. 금방 갈아서 기름 둘러 금방 지져내 노릇하고 바삭한데 뜨거워 호호 불며 먹어야 하는 감자전과 쫄깃한 식감에 참기름을 발라 더 향긋한 감자 송편도 이 집만의 별미 중 하나.
우리 이웃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만나옹심이는 진짜 맛나다.
거리 00m / 도보 약 00분 소요
남산공원은 오성정을 비롯 인근에 문화재급 볼거리들이 많다. 등허리를 따라 다양한 맛집과 공방, 카페 등이 있으며 이 길은 모산봉으로 이어 걸을 수 있다.
“남산은 이 고장을 지켜주는 산. 만인의 가슴속에 우뚝 솟은 산……”
남산 옆 자락에 1982년 둥지를 튼 남산초교 교가의 첫 소절이다. 강릉의 안산으로 손꼽히는 이곳엔 남산공원과 오성정이 있다. 남산은 원래 구한말 의병들이 모여 왜군과 싸운 곳이기도 하며, 한국전쟁시 공산군과 싸우다 순국한 한국청년단 소속의 꽃다운 청춘 222명을 기리는 한청순국동지 위령탑이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세월의 흔적을 품은 오성정(五星亭) 누각이 있는 자리에는 1627년(인조 5년)에 지어진 정자가 있었다고 전하며, 현 건물은 1867년 정묘생 동갑 계원들이 회갑을 기념한 1927년 이곳에 일제에 의해 헐리는 임영관 객사 건물 기둥을 가져다 지었다는 것이다. 진의가 어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으나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임영관 객사의 기둥을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190계단과 함께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도심은 여전하고, 이웃한 남대천은 수천 년 역사를 지고 도도히 잘도 흘러간다.
남산 꼭대기 초가집 짓고
예쁜 얼굴로 달려갔더니
옆집 순이는 도망을 가고
나는 망했다. 나는 망했다.
요놈에 기집애 만나기만 해
누가 이기나 대결해보자.
오징어게임처럼 그 시절에 이런 노래를 부르며 놀이를 한 기억이 난다. 순이는 왜 도망을 간 걸까? 그때는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그 남산 꼭대기를 오르면 오성정 너머 확 트인 남산공원이 나타난다. 전망 좋은 집. 딱 그런 느낌. 봄이면 벚꽃과 함께 숨겨진 개복숭아가 흐드러지고, 여름이면 시원한 솔바람과 연두연두한 나뭇잎과 잔디밭의 느낌이 좋다. 가을이면 단풍이 붉게 물들고, 꽃사과와 마가목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그리고 겨울이면 남천이 붉디 붉은 얼굴을 하고 반긴다.
어느 계절이나 힐링하기 좋은 공원. 해오름도 좋고 달바라기도 좋은 비밀의 정원 같은 곳이다.
홍제멘션은 사이폰커피가 매력이다. 사이폰 커피? 커피를 잘 모르는 분들은 사이판을 외친다. 아니고 커피추출방식의 하나로 과학 실험실의 플라스크처럼 밑에서 물을 끓여 중기의 압력을 통해 물을 끌어올려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인데 손이 많이 가지만 매력있는 커피 맛을 선사한다.홍제맨션 남산점에 들어서면 진짜 사이폰 추출도구 10여기가 나란히 줄지어 맞이하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물론 커피 맛은 기본으로 에티오피아 시다모와 인도네시아 만델링, 파나마 커피 등이 구비되어 있고, 브런치가 있어 간단한 토스트와 삶은 계란을 야외 테라스에 앉아 맛볼 수 있다. 수제 요거트 치즈케잌과 크로와상, 파니니 등의 디저트 메뉴도 알차다. 커피가 거북한 북들을 위해 미숫가루 라떼나 오트밀라떼, 에이드, 뱅쇼 등도 준비되어 있으니 남산공원에 운동삼아 거닐다가 잠깐 사이폰 커피 향기에 침잠해 볼 일이다.
강릉엔 횟집이나 일식, 생선구이 등은 많지만 의외로 해물찜 잘하는 집을 찾기 힘들다. 아마도 날 것의 생물이 더 많기에 그러하지 않을까 싶다. 남산 너머 기린온천 가는 길에 만나는 이 해물파는 삼촌은 아귀찜이 맛있다. 낙지해물찜, 전복해물찜, 해물알찜. 해물에 진심인 사장님이 옆의 수족관에서 그날 들어온 싱싱한 해산물로 직접 요리해주기에 신선함이 특징이다. 낙지해물찜을 시키면 통마리 해물찜을 요리해 낙지를 즉석에서 잘라 주신다. 신선하기에 야들야들하고 맛있다. 매콤함이 올라오거들랑 함께 내 주시는 홍합미역국을 함께 들이키면 좋다. 어른들과 함께라면 아귀찜이 좋다. 매콤하면서도 실한 아귀의 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음식을 클리어 하기 전에 볶음밥을 주문하면 얇게 펴서 볶아주시는 볶음밥이 기막히다.
아니 남산을 지난 곳에 온천이 나온다고? 다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사실이다. 이미 20세기부터 온천을 운영하였기에 사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아는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이곳의 온천탕은 가히 물이 좋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지경이다. 지하 수백미터의 깊이에서 올라오는 정말 좋고 매끈한 온천물을 자랑하는데 알칼리수 온천으로 천연미네랄 성분이 풍부하여 피로회복, 신경통, 부인병 등 다양한 치유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온천이란 것이 기본적으로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종일 걷거나 일상의 피로가 누적된 이들에게는 그만이다. 걷고, 마시고, 먹고 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정말 효능 좋은 온천물에 드러누워 하루의 피로를 날려 보내 본다. 매일이라도 좋은 온천욕이라지만 자칫 건조할 수 있으니 적당히 즐기면 보약 한 재 먹은 것과 다름이 없다. 온천에 누워 힐링하며 새날의 길에 대해 생각해본다. 좋다.